Book 72

이토록 사소한 것들

끄적끄적제목만 보고 뭔가 살아가면서 사소한 것들을 잊지 말자는 그런 얘긴 줄 알았는데, 최근 개봉한 영화의 원작 소설로 아일랜드의 실제 막달레나 세탁소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라고 했다. 처음에 모르고 읽었을 때는 그냥 소소하게 딸두고 살아가는 아버지의 일상을 담은 소설인 줄 알았는데 후반부에 뭔가 급격히 분위기가 반전되는 것을 보고 뭔가 내가 잘못 알았구나 싶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막달레나 세탁소 이야기는 꽤나 참혹하고 잔인한 역사적 사실이어서 더 놀랐다.  짧은 평막달레나 세탁소는 18세기~20세기 거의 200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아일랜드 정부가 가톨릭 교회랑 협약을 맺고 타락한 여성들을 정화한다는, 마녀 사냥 같은, 명목 하에 생긴 시설이라고 한다. 거의 9000명에 달하는 여아들이 죽은 공간이고 이..

Book/Fun 2024.12.18

쓸 만한 인간

짧은 평서두에 작가 본인이 언급하길 이렇게 다듬어 지지 않은 글을 처음 읽을 수도 있다라고 말하는데, 진짜였다. 산문이라는 것이 원래 일기를 적 듯, 자기의 사색을 적 듯하는 자유 형식의 글이지만 이 책은 정말 자유분방함 그 자체였다. 좋게 말하면 글쓰기를 좋아하는 누군가의 일기장을 엿본 느낌이고 나쁘게 말하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 글을 읽은 느낌이다.  출근길 지루함을 달래는 정도로 보았기 때문에 크게 나쁘지는 않았으나, 베스트 셀러까지 올라갈 내용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울림이 크거나 생각의 깊이에 감탄하게 되는 내용은 작가가 말했 듯 없다. 박정민이라는 배우가 궁금해서, 여태껏 연기했던 캐릭터 이면에 배우 그 자체의 캐릭터는 어떤지 엿보고 싶어서 접하면 좋을 책이다.

Book/Fun 2024.12.15

Same as ever

책 소개이 책은 모건 하우절의 새로운 책인데, 이전 돈의 심리학과 같이 지혜를 던지는 책이다. 돈의 심리학에서 자산을 바라보고 대하는 태도에 초점을 맞췄지만 본질은 삶을 대할 때 갖춰야 할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은 초점 자체를 본질에 맞추어 다시 쓴 책이라는 생각이다.  짧은 평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모건 하우절의 팬이 된 것 같다. 돈의 심리학을 읽었을 때도 돈,돈,돈 거리지 않고 그보다 중요한 태도를 설명하는 내용에 매료되었는데 이 책은 그 장점이 더 드러나는 책이었다. 마치 인류학자가 인간을 오랜 시간 동안 관찰하고 공통적이라고 볼 수 있는 특질들을 모아 인생의 지혜처럼 적은 책인데, 글의 80%가 역사 상 있었던 많은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여서 전혀 지루함 없이 읽을 수 있다. 이..

Book/Mind 2024.11.10

삼체 1 : 삼체 문제

끄적끄적오랜만에 책 하나 읽었다. 거의 2달 간 회사 옮기고 책에 흥미를 못 느껴가던 중 형의 추천으로 중국 SF 삼체를 읽어보기로 했다. 넷플릭스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점, 중국 소설을 읽어본 적 없던 점, 복잡한 책보다 머리 식힐 책이 필요했던 점 때문에 골랐다. 짧은 평800 페이지가 조금 넘는 많다면 많은 분량의 책이지만 전체의 1/3 밖에 안되는 내용이라 아직은 전체 큰 그림이 그리 잘 그려지진 않는다. 주제 자체가 단순히 쉬욱 펑펑펑 하는 식의 공상이라면 읽기 쉬웠겠지만,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상상한 내용들이어서 집중하지 않으면 읽기가 쉽진 않다. 중성자, 양성자, 행성 간의 인력, 전파 증폭 등 키워드들만 들어도 배경 지식이 있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은 내용들 위에 쌓은..

Book/Fun 2024.08.18

돈의 심리학

끄적끄적한동안 회사도 옮기고 바뀐 생활 패턴에 적응하느라 책을 딱히 손에 잡지 않았었는데, 지하철에서 틈틈히 읽던 책을 이제야 다 읽었다. 책이 그래도 괜찮은 책이어서 끝까지 읽었지, 하마터면 그냥 책 안 읽었을 법한 시기였다. 이제 다시 읽어야지 짧은 평이 책은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투자 책이다. 근데 여느 투자 책들과 달리 좀 깊은 책이다. 사골 국물 같은 책이랄까. 투자도 투잔데 그냥 어떻게 돈을 바라봐야 할지 그 시선,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 태도를 더 많이 설명하는 책이다. 돈, 돈, 돈하는 책보다 오히려 더 와닿고 마음에 새기게 되는 책. 책에서 말하는 메세지는 하나다. 돈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 여기서 사람은 나와 타인을 모두 포함하는 말인데,  먼저 나라는 사람이..

Book/Investment 2024.06.19

타이탄의 도구들

끄적끄적제목이 워낙 알려진 유명한 책이지만 대놓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자기계발서일 것 같아서 미뤄두다가 추천을 받아 읽게 되었다. 문득 읽다보니 이래라 저래라 하는 책을 안 좋게 보는 선입견이 왜 생겼나 생각하게 되었는데 검증된 책이라면 믿어도 좋을 것 같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 1명 당 조언 1개로 엮인 책인데 선택적으로 몇 개만 취해도 좋은 내용들이다. 이제는 사소한 것이 큰 차이를 만든다는 생각, 태도가 전부라는 생각을 하게 된 시점에 다시 보니 이런 책들이 정수를 담은 책인가 싶다. 읽어보기 충분히 좋은 책. 짧은 후기책을 읽는 동안 전역한 미국 해군 맥 레이븐 대장이 한 연설에서 성공하고 싶으면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개라고 말한 것이 생각났다. 매일 아침에 만든 작은 성공을 ..

Book/Motivation 2024.05.06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책 소개 이 책이 인류 유산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이유가 노인 1000명의 인터뷰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좋은 삶을 사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들은 많지만 이 책의 저자는 직접 삶을 경험하고 삶의 끝자락에 다다른 사람들의 말이 더 가치 있을 것이라 말한다. 70세가 넘은, 살 날보다 살아온 날들이 더 많은 인생의 현자들을 만나 삶 전반을 묻는 질문을 하고 그 답변들을 정리한 책이다. 유명인사나 성공했다로 불리는 인물이 소개하는게 아닌 만큼 특별하진 않지만 더 일반적인 조언들이 담겨있는 책이다. 어찌 보면 너무 일반적이어서 아는 소리하는 책이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읽었을 땐 뿌리 깊은 소리로 들렸다. 개인적으로 자신이 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볼만 한 것 같다. 짧은 후기 이 책을 읽고 나..

Book/Mind 2024.04.04

도파민네이션

끄적끄적 요근래 도파민이 키워드여서 온갖 영상과 책에서 도파민, 도파민 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 중 가장 많이 본 책이 이 도파민네이션이라는 책이었다. 읽을 생각이 크게 없다가 시간이 좀 흐르니 문득 호기심이 생겨 읽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 내용을 예상하길 쾌락 과잉 시대라고 하길래 마약이나 술 얘기 조금 하다가 SNS 같은 새로운 매체 중독을 말할 줄 알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마약, 술, 성 중독 얘기를 해서 사실 좀 실망했다. 마약, 술, 성과 같은 것들에 중독되는건 사실 익히 알고 있으니 이에 대한 내용보다 현대인들이 간과하지만 이것들만큼이나 중독성이 있고 해롭다는 관점으로 SNS나 유튜브 같은 것을 말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다소 아쉬웠다. 짧은 후기 이 책에서 내가 얻은 하나..

Book/Mind 2024.03.29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책에 대한 소개제목에서 느낌이 팍 오듯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로봇,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하기 시작하면 이전과 같은 형태의 노동을 지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주제로 삼은 책이다. 단순히 요즘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니 얕은 수준으로 거품 낀 이야기를 하면서 책을 팔려는 목적이 아니라 전체 분량의 30%가 참고문헌일 만큼 깊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거의 논문에 가까운, 오히려 어떤 논문보다 심혈을 기울여 적은 책이다. 책 자체가 탄탄한 느낌이었고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기술이 발전하면 기존 노동자들을 대체하는 힘이 생기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실직자가 생긴다. 실제로 이러한 힘에 두려움을 느껴서 러다이트 운동이 벌어진 역사적 사실도 있는데, 이 대체하는 힘은 여태까지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Book/Fun 2024.03.22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끄적끄적니체와 달리 염세주의를 갖고 있는 철학자 같았다. 원래도 좀 우울한 성향(?)의 철학자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책을 보고 나니 더 그런 것 같다. 행복보다는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나, 성공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는 말을 듣고 있자하니, 삶이란 뭔가 추구하고 나아가는 것이라기 보다 견디는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 같았다. 니체처럼 삶의 원동력이 개인의 성장에 있다는 관점의 진취적인 느낌과 정반대로 안분지족하면 더할 나위 없다는 식의 정적인 느낌의 철학 같았다. 어떤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냐에 정답이 없으니 니체나 쇼펜하우어나 다 일리있는 말이다. 어떨 때는 쇼펜하우어의 관점이, 어떨 때는 니체의 관점이 와닿는 식으로 엎치락 뒤치락하기도 하니 말이다. 그냥 그렇게 생각..

Book/Mind 2024.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