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Mind

관계를 읽는 시간

침닦는수건 2023. 2. 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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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게 된 계기

역시나 출퇴근 길에 새로 들을 오디오북을 찾던 중 밀리의 서재 상위 랭크에 있어 골랐다. 그냥 고른 것만은 아니고 평소 심리학, 특히 관계에 작용하는 심리학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숙명여대에서 교육심리학을 계절학기로 수강할 당시 신생아 시기부터 유아기를 보낼 때 어떤 애착 유형을 형성하는지에 따라 성인이 되었을 때 성격이 좌지우지 된다는 내용을 굉장히 흥미롭게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 다양한 사람을 만날 때 주의를 기울여서 생각해보면 정말 공부했던 내용과 일치하는 사람들이 많아 한 번 쯤은 다시 보고 싶은 것이 애착에 관한 심리학이었다.

짧은 평

기대했던 내용의 책이어서 만족스러웠다. 나는 안정형, 불안정형, 회피형과 같은 분류는 이미 알고 있었기에 다른 유형이 있는지 궁금했었다. 책에서는 순응형, 돌봄형, 방어형, 지배형으로 나누어 설명해주는 부분이 있어 보다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어서 좋았고 "바운더리"라는 개념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책의 서두부터 끝까지 계속 되어 이해하기도 쉬웠다. 그리 어렵지 않게 쓰여진 것도 한 몫을 한 것 같다.

생각보다 어린 시절에 애착을 어떻게 형성했냐가 사람의 성격 뿐만 아니라 가치관까지 얼마나 크게 좌우할 수 있는지 알게 되니 조금 무서울 지경이었다. 특히 태어나서 3~4살의 시기에는 아이 스스로가 생각을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내부적 요인보다 100% 외부적 요인에 의해 애착이 형성되는데 그냥 부모의 몫이라는 것이 무서웠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부모가 올바른 애착을 형성해주지 못하면 아이의 성격에 구멍이 생기는 것이다. 나중에 내가 부모가 된다면 이런 역할을 잘 감당해낼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아 무서웠다. 아이의 마음을 파악하는 것, 아이가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교육해주는 것, 아이가 거절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해주는 것은 그나마 쉬운 것이었고, 애착 손상이 발생되었을 때 이를 회복시켜 애착 탄력성을 만들어 주는 것은 정말 어려운 수준이어서 엄두가 나질 않았다. 우리 부모님도 부모가 처음이었을텐데 지금 내가 이런 성격을 갖고 살 수 있도록 해주셨다는게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정말 아이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많은 부모 될 준비를 해야겠단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또 책을 보고 크게 느낀 것은, 이렇게 주어진 환경에서 형성된 애착 유형이 성인기 성격을 크게 결정하는 만큼 사람을 사귈 때 그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면 그 사람의 유년기도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성격이야 변할 수 있다고 하지만 갈등을 마주했을 때나 관계가 틀어진 상황에서 보이는 모습은 대부분 어릴 적 형성된 애착 유형으로부터 기인한 것이 많기 때문에 유년기 애착 유형을 잘 파악할 경우, 그 해결의 실마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사람이 갖고 있는 방어 기제를 아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 원인을 찾고 완화의 시도를 하려면 이 애착 유형을 자세히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어른들이 사람 볼 때 집안도 본다는 이야기가 정말 뼈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나만 느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책에서도 상대의 애착 유형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이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 관계에 무척 중요하다고 말한다. (스스로 자신의 유형을 자각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당연히)

나는 이 책을 특히 현재 연인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단순히 연애를 위한 연애가 아닌 서로 깊이 알아가고자 하는 관계라면 그 사람의 성격을 온전히 파악하고 관계를 건강하게 다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기분을 쏟아내기만 하는 연인, 갈등이 생기면 연락두절이 되어 해결을 회피하는 연인, 무조건 순응적인 연인 등 주변에서 흔히 들리는 유형들인데 이에 대한 분석을 조금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아는 것이 해결의 시작이라고, 적어도 문제라고 인식을 못했다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확실하게 도움을 주는 것 같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스스로에 대해 그리고 연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한 단계 더 높은 시선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조금 더 힘주어 말하면 건강한 관계를 원한다면, 모두가 이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을 반드시 알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별 5개를 주고 싶고, 언젠가 다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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