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정말 오랜만에 책 기록을 한다. 한 2~3달 동안 전역과 대학원, 이직 고민을 하다보니 책 읽을 의욕도 안 생기고 재미도 없어서 책을 손에서 놓았었다. 책을 손에서 놓고 나니 괜히 유튜브, 게임에 허비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 같아 경각심을 갖고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은 그냥 습관적으로 읽는게 맞다. 의욕따라 재미따라 읽는게 아니라 그냥 읽는게 맞는 것 같다.
읽게 된 계기
이 책 역시 형이 추천해줬다. 나랑 투자관이 가장 비슷한 사람 중 하나인 형이 적극 추천하는 책이길래 한 번 읽기 시작했다. 콜드월렛에 비트코인을 모으기 시작했다는 형의 독특한 투자 행보에 호기심이 생겨서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궁금해서 안 읽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이라는 존재를 왜 디지털 금으로 바라보는지 그 시선이 왜 생겨났는지가 궁금했다.
짧은 평
이 책은 일단 엄청 두껍다. 읽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데 그 이유가 책 전반에 걸쳐서 "화폐"라는 개념을 이해시키는데 상당한 분량을 투자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돈, 화폐라고 부르는 이 개념 자체를 이해하고 그 특징이 무엇인지, 그 특징에 따라 어떤 사회 현상이 벌어지고 벌어질 수 있는지 천천히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어서 이 책은 읽어볼 만 하다. 한 번도 화폐가 어떻게 정의되어 있느냐에 따라 전쟁이라든지, 사람들의 생활 양상 따위가 달라질 수 있는지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이 책을 통해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돈이라는 것을 바라볼 때 시간을 같이 엮어서 생각하는 능력이 조금 커진 듯 하다.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금본위제가 폐지되고 불건전 화폐로 넘어온 현 시대에서 유량과 저량이 일정하고, 시간에 따라 가치가 보존되며, 정부에 영향을 안 받는다는 특성 때문에 화폐라는 정의를 부여하기 적합하다는 것도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만들어진지 몇 년 안 된 개념이기 때문에 과거 약 10년 정도 신뢰성을 보인 것만으로 앞으로도 똑같은 신뢰성을 보일 것이라고 보는 것이 무리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또 비트코인이라는 것이 정말 말그대로 개념이고 가상으로 존재하는 것이지 물리적으로 어떤 의미는 전혀 같지 않는데 왜 이게 가치를 갖는지 의문이었는데, 화폐라는 것은 애초에 개념과 정의, 사람들 간의 약속일 뿐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나니 비트코인을 조금 더 당위성있는 자산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기대한 내용을 다 읽고 나면 알 수 있게 돼서 좋은 책이었다. 아직 의심이 가는 부분이 적진 않아서 적극적으로 모으는 레벨까지는 모르겠는데 조금 생각을 하고 있어야 겠다는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