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된 계기
번아웃이 왔었다. 회사를 다니는 것 자체에 회의감을 느꼈고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왜 살고 있는 것인지 생각에 빠져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조금 느끼던 시기가 있었다. 물론 심각한 것은 아니고 잠시 지나가는 상태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상태에서 조금 빨리 벗어나기 위해 방법을 찾던 중 서점에 들렸었는데 우연히 많은 책들 틈바구니에서 눈에 띈 책이었다. 내가 서른이 되는 시점이기도 했고 "생각이 너무 많은" 이라는 단어에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짧은 평
이 책은 구글 수석 디자이너까지 다사다난한 역경을 겪으며 올라간 한 여성 저자의 삶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첫 회사에서 겪은 일, 아이를 낳으면서 생긴 변화, 이직 과정에서 겪은 역경, 해외 생활에서 겪은 역경 등 역경을 하나씩 소개하고 이로부터 자신이 하나하나 깨닫고 느낀 점을 읊는 책이라고 보면 된다. 이 분은 거의 리더 포지션에 계시는 분이셔서 말단 사원 포지션에 있는 내가 이해하기엔 조금 괴리가 있는 조언들이 더러 있었지만 대부분은 내게 위로가 되는 내용이었다. 원래 남 고생하고 이겨낸 얘기 들으면 용기 난다고 하는데 딱 그 모양이었다.
조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직장에서 프로젝트 경험과 실력을 쌓는 것도 좋지만 사람을 쌓으라는 조언이다. 결국 회사는 사람이 다니는 것이고 사람과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또한 잘 쌓아나가야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CV에 뭐를 했다. 뭐를 할 수 있다. 내용을 적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과 긴밀히 같이 일한 동료에게 자신을 평가해달라고 부탁한 뒤, 그 내용을 싣는다고 했다.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고, 내가 그들과 긴밀한 동료라는 것이 또 하나의 큰 자산이라는 것이다.
이 조언은 책을 다 읽고 시간이 꽤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혼자 독보적이면 충분하지라는 생각을 하던 와중에 내게 감동을 준 조언이었다. 나도 10년 20년 뒤에는 화려한 CV 분량만 갖는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추천사를 갖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 그게 또 멋진 직장 생활인 것 같기도 했다.
이 책은 에세이다보니 편하게 읽기 좋다. 힐링하는 느낌으로 읽으면 특히 좋다. 별 4개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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