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Motivation

클루지 (Kluge)

침닦는수건 2023. 2. 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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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게 된 계기

데이트로 북카페에 갔던 차, 역행자라는 책을 접했다. "자청"이라는 사람이 쓴 책인데 그 저자가 자기 인생을 바꾼 제일 중요한 책이라는 말에 관심이 생겼었다. 클루지라는 단어의 정의(애물단지나 누더기처럼 기워만든 물건)만 봐서는 무슨 말을 하는 책인지 모르겠어서 어떤 이야기를 펴는 책인지 더 궁금해졌던 것 같다. 마침 서점에 갔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곳에 진열되어있길래 한 번 사보았다.

 

짧은 평

클루지라는 단어를 납득했다. 저자가 심리학자인 만큼 얼마나 사람이 합리적이지 않은지 수많은 심리 실험을 예시로 들면서 끝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준다. 내가 끝까지 이해하고 내 단어로 다시 표현하는 클루지란 "그 상황에서 그나마 최선의 선택을 한 결과"다. 합리성을 따져서 가장 최적의 선택을 한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선택 중 그나마 최선의 선택을 해서 얻은 결과가 내가 이해한 클루지다. 그 때 그 때 최선이었기 때문에 욕할 순 없으나 최적이라고 볼 수 없는 결과다. 마치 greedy algorithm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것을 이해시키면서 저자가 주는 교훈은 사람도 클루지라는 것을 이해하고, 메타 인지를 통해 자신이 비합리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사람이 엄청 똑똑하고 모든 동물의 정점이라고 하지만 결국 진화 과정에서 모든 동물이 겪은 것처럼 그 상황에서 필요한 기능을 그나마 최선으로 만드는 선택을 통해 진화해왔기 때문에 결함이 많다는 사실을 인지하라고 한다.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예시는 사람의 뇌가 기억을 하는 방법이 컴퓨터의 메모리처럼 주소 체계가 아니라 스토리로 연상하는 맥락 체계라는 것이다. 주소 체계가 가장 찾기 쉽고 관리하기 쉽지만 진화 과정에서 클루지적 선택으로 진화했기 때문에 이런 기억 체계를 가진 뇌가 되었다는 예시다. 

 

궁금증으로 시작해서 읽었지만 이 책은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내게 주었다. 내가 갖고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도 최적이 아니고 결함 투성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니 두 번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고, 비합리적일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합리적이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기 위해 내 행동을 바라보는 자기 관찰을 시작했다. 일할 때나 사람을 만날 때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되는 생각인 것 같다. 순간 순간의 행동이나 생각에 좌지우지되는 사람이 읽으면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다. 별 5개를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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