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된 계기
서점에 들어가 베스트 셀러가 비치된 선반에서 보았다. 전혀 관심이 갔던 책도 아니고 제목을 보고도 궁금하지도 않았던 책이어서 사실 읽지 않으려 했었는데 여자친구가 읽고 좋았다는 후기를 말해주어서 골랐다. 가끔은 이런 무슨 이야기할 지 모르겠고 관심도 안가는 책을 읽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는 청개구리 심보로 읽어본 것이 계기다.
짧은 평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그리고 여자친구가 한마디로 줄거리를 말한 것을 오해했을 때 나는 그냥 생선 얘기를 하는 책인 줄 알았다. 초반부에 포유류, 양서류, 영장류와 달리 어류는 명확하게 어류라고 묶을 특징이 있다기 보다 오히려 포유류, 양서류, 영장류들과 유사한 구조가 더 많기 때문에 정확히 어류라는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로 시작을 하기 때문에 초반부를 읽을 때까지도 정말 생선 도감을 읽고 있는 것인가 했다. 하지만 중반부부터 등장 인물의 일대기를 소개하고 등장 인물이 겪었던 사건, 저자가 겪었던 사건을 소개하면서 부터 생선 책이 아니라 물고기는 하나의 도구일 뿐 저자가 하고 싶은 얘기는 따로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책이 바르게 보였다.
이 책은 한 줄 요약이나 평을 하기 조금 어려운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엔 잘 적혀진 길고 긴 한 사람의 일기를 읽은 느낌인데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대한 비판부터 그의 일대기를 읽으면서 저자가 느꼈던 생각과 고민들이 하나로 얽혀져 있어 말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알겠는데 그것을 다시 정리해서 다시 적는 것은 어려운 책이었다. 어렵사리 정리해보면 저자가 하려는 이야기는, 따지고 보면 다른 종들과 유사성이 더 깊어 어류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면서 규정하고 분류하고 나누는 것들이 항상 정답이며 진리는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규정하고 나누는 것이 옳은 것인가, 누가 그렇게 분류하도록 권위를 주었는가 등 한 번 생각해보라는 말을 던지는 것 같다. 이 메세지를 데이비드 스타 조던과 어류를 이용하여, 본인의 양성애를 이용하여, 잘못된 우생학 사상의 피해자를 이용하여 던지는 책 같았다.
내용 외적으로 내가 눈에 띄었던 것은 문장 하나하나가 굉장히 문학적으로 적혀있다는 것이다. 지진이 잃어났다는 말을 우주가 손가락 마디를 푼다고 표현하는 것과 같이 문학적이고, 시적인 문장들이 많다. 그래서 읽을 때 내용과 별개로 표현 자체도 눈여겨 볼 만한 책인 것 같다. 오디오북으로 들었던 나는 가끔 멍 때리다가 문장을 놓치면 무슨 소리하는지 다시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가 있어서 조금... 문학적인 표현이 짜증날 때가 있긴 했는데 전반적으로 표현들은 좋았던 것 같다. 이 책은 별 3.5개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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