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된 계기
SF 소설을 마냥 판타지로 바라보지 말고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얻는 글로 바라보라는 말이 있어 SF 소설은 몇 개 읽어봐야 겠단 생각을 했었다. 김초엽 작가의 소설도 그래서 읽었던 것이고. 이왕 읽을 것이라면 유명하고 검증된 SF 소설을 읽어서 망상 기반 SF 소설은 조금 피하자는 생각으로 찾았던 것이 스노크래시다. 검색해보면 닐 스티븐슨이라는 작가가 유명한 것도 있지만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처음 상상해낸 책이어서 더 유명했다. 많은 사람들이 호평하는 작가이며 명작이라는 말이 많아 이 책으로 결정했다.
짧은 평
정말 길고 길었다. 오디오북으로 출퇴근 길을 투자해서 읽었는데 거의 3주에 달하는 출근길을 가득채운 책이다. 배속을 포함해도 시간으로만 거의 20시간이 소요됐다. 그래도 그 긴 시간 동안 지루하거나 재미없다는 생각없이 끝까지 집중하도록한 책이었다.
책을 읽고 느낀 것은 단연 압도적인 상상력이다. 이전에 김초엽 작가의 책에서도 상상력에 대한 감탄을 한 바 있지만 스노 크래시 이 책은 뭔가 그 깊이가 다른 느낌이었다. 1992년도에 쓴 책이라는 것을 중간중간 잊어먹을 정도로 지금 현대에 있는 기술과 물건들을 묘사한 내용도 있고 현대에도 구현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들을 묘사한 내용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신기하지만 전체 스토리 라인을 꾸릴 때 종교, 신경언어학, 역사적 사실을 섬세하게 녹여서 꾸렸다. 거의 30년 전에 인터넷에 대한 이해도 변변치 않았을 시대에 메타버스라는 가상 공간을 상상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데 신경언어학적으로 언어=사상=바이러스라는 스토리에 수메르 역사와 기독교 역사를 끼워맞춰 전개하는 것은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왜 스노 크래시의 소개글에 종교, 역사, 언어학 등 복잡한 키워드가 등장했는지 읽고 나니 알게 되었다. 너무나 깊고 방대한 상상력이어서 간단히 요약하기 힘든 책이다.
사람들이 왜 닐 스티븐슨이라는 작가에 박수를 보내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책이었고 빌 게이츠나 일론 머스크 같은 인물들이 왜 이 사람 작품을 읽으며 영감을 얻는지도 이해하게 되었다. 장편 소설이기 때문에 시간 소모가 커서 자주 읽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겠지만 이 사람 작품을 나머지도 꼭 읽어보고 싶어졌다. 별 5점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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